2007년 10월 07일
파혼.

하얀... 드레스...
약혼을 준비하는 나의 그녀.. 소녀시절부터.. 입어보고 싶어했다던.. 그 드레스를 입고..
얼마나.... 얼마나 행복해 했는지 모른다.. 눈물을 글썽이면서까지.. 내게 고마워하며.. 너무나도 행복했었던 그녀..
하지만.. 그 드레스 입은 그녀의 모습이 마지막이 될 줄이야...
아주 절친한 일본인 친구의 소개로.. 만난.. 그녀..
일을 위한.. 만남이였지만... 누가 먼저라 할것없이.. 우린 금방 서로에게 끌렸다..
3년여를 교제해 온 여자친구에게 배신당하면서.. 여자에 대한 신뢰와 자신감이 많이 무너져있는 상황..
그 무렵.. 외국인 여자친구를 사귀게 된 것은.. 참으로 신선함 그 자체였다..
1년여가 지났을까.. 난 더 이상 돌진할 수 없는 거대한 장벽을 만나고 말았다..
그녀의 집으로 저녁 초대를 받고.. 가족들에게 인사를 드리는 기회가 있었는데..
뜻밖의 사실을 알게되었다...
그녀의 아버지와 그녀의 큰 오빠는 야쿠자였던것이다.. 어둠의 조직이 바로 가업인셈..
내가 조선인인줄 알게 된.. 그녀의 아버지는 노발대발했다.. 알아먹지도 못할 말을 마구 해댔다...
저녁 식사의 분위기는.. 금새 삭막하게 변해갔다.. 난 왜 이렇게까지 되는지에 도무지 이해를 할 수 없었다..
그녀와 그녀의 어머니.. 그리고 여동생은.. 당황하며.. 내게 계속 미안해했지만.. 나로서도 기분이 나쁠 수 밖에 없었다..
독한 소주를 한 숨에 비우고 난뒤... 그녀의 아버지가 다소 진정된 모습으로 내게 말했다..
"조선인은 대일본민의 노예다~!! 내 귀한 딸을 노예의 자식에게 줄 순 없다!!"
"난 어렸을적 대일본 황국시대의 조선땅에서 태어나.. 전쟁에 패망하여.. 일본으로 귀향하기까지 5년을 살았다.."
"난 분명 기억한다.. 5살밖에 안된 어린아이였지만.. 저주스러운 조선인들에 의해.. 우리 아버지와 어머니가 무참히 살육당하는것을~!!"
"자네.. 더 이상 할 말 있는가..? 내 딸을 사랑한건 어쩔 수 없다고 한다지만.. 미안하네만.. 서로가 가족이 될 수 없다는걸 왜 모르나?"
한 순간에 고아가 되버리고.. 죽을고비를 넘기며 가까스로 일본으로 돌아와.. 음지에서 자라며.. 야쿠자의 길을 걷게 된.. 그녀의 아버지
나 역시.. 하고 싶은 말이 많았지만.. 더 이상 할 수 없었다.. 능수능란하게 일본말을 하지도 못하는 내 자신의 답답함마저도...
날 깨끗하게 그 집에서 나와버리게 만들었다..
그 이후로.. 그녀와 헤어지게 된것은 아니였다..
몇개월이 흐른 후.. 처음 한국에 오는 그녀를 맞이했고.. 서울과 경주, 제주도를 돌며 여행을 시켜주었다..
일본으로 돌아가는 날.. 우리집에 인사 온 그녀.. 역시.. 우리 부모님의 반대로.. 우리의 앞길이 순탄하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우리 부모님의 반대는.. 그녀가 일본인이라는것도 있지만.. 그보다도.. 그녀의 아버지가..극우 야쿠자라는 믿기지 못할 사실 때문이였다
하지만 우린 너무 사랑했기에.. 그 어떠한것도 이겨나갈 수 있었고... 또한 자신도 있었다..
일본인 친구의 삼촌이 운영하는 레스토랑에서 우린 약혼식을 진행했다... 물론 가까운 친구들만 조촐하게 모여서...
우린 너무 행복했다.. 친구들도 진심으로 우릴 축하해줬고.. 용기를 북돋아주었다...
그녀의 드레는 너무 예뻤고.. 그녀 역시.. 천사처럼 아름다웠다... 그러나 그때..
쾅~!!
레스토랑의 출입문이 아작나는 소리가 들렸다..
5명정도되는 거구의 사내들이 마구잡이로 난입했다..
다짜고짜.. 축하해주던 내 친구들과.. 그녀의 친구들에게 폭력을 행사하며.. 밖으로 내쫏더니.. 이내 우리에게로 왔다..
거구의 사내 뒤에 나타난 사람은.. 바로 그녀의 큰오빠였다..
그녀를 낚아채고선.. 거구들에게 싸인을 보내자.. 나에게 주먹을 가했다...
주먹 뿐이겠는가.. 한명에 잡혀서 죽도록 맞아대는.. 일명 린치를 당하기 시작했다..
난생 처음 겪어보는 상황에.. 난 너무 고통스러웠다.. 그들의 움직임에 양복사이에 보이는 사시미칼이나 권총비스무레한 것들이
날 더욱 공포상황에 몰아넣었다.. 아마... 짧은 순간일 수도 있겠지만.. 그 안에 한 3차례는 실신하고 깨어나고를 반복한것 같다..
오른쪽 눈두덩이가 욱씬대기 시작했다.. 이내 곧 오른쪽이 보이지가 않았다..
그녀는 오빠의 손에 매달려.. 하지말라고 애원하며 울부짖고 있었다..
난 공포스러움에... 온 몸이 떨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무서움을 느낀것은 처음이였다..
그리고... '사람의 몸에는 너무나 아픈곳이 많다..' 신께서는 사람의 몸을 너무 잘못 만드셨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곳저곳 멀쩡한 곳이 없어보였다.. 이렇게 숨이 탁탁 막힐 정도라니....
처음 그녀의 집에서 봤던,, 그녀의 오빠는 무표정의 아무 말도 없었던 사람이였다..
그러나 내게 다가와 내 얼굴을 빤히 쳐다보며..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했다..
"더도 덜도 말고.. 딱 오른쪽 팔꿈치 인대하나만..끊자? 그래야 교미(섹스)할때.. 정상체위 정도는 힘들어줘야지 않겠어..? 흐흐~
바보같은 조센징... 그래도 많이 편의를 봐주는거라구~"
난.. 대꾸할 여력조차 없었다.. 지금 내가 이곳에서 무엇을 하는지도.. 이게 꿈이였으면 하는 바램밖에 없었다...
이내 자기의 여동생을 내옆에 앉히고선.. 묻는다...
"조센징 이 친구.. 오늘은 첫날이니까.. 너가 보내고 싶으면.. 인대하나 갖아야겠다.. 아니면.. 둘 다 더 이상 만나지 않는다면...
이대로 그냥 곱게 보내줄 용의는 있어... 어이~ 조센징친구? 이런 상황까지 왔는데.. 앞으로 언젠가 날 처형이라고 부를 수 있겠어?"
"무리무리~ 그만 포기하라구~"
그녀가 단호히 얘기한다... 더 이상 이 사람과 만나지 않겠다고... 다시는 사적으로나.. 일적으로도 보지 않겠다고.. 그러니까..
이 사람 빨리 병원에 보내달라고... 애원했다..
그렇게.. 그녀가 이끌려 나간다.. 조금전까지만해도.. 평화스럽고 행복했던 공간이.. 아주 처참하게 변했고.. 피빛으로 얼룩져 있었다..
이젠 그 아름다웠던 그녀와 그 하얀 드레스가 아니였다.. 맨발에 이끌려 나가며 내게 뒤돌아보는 그녀의 울부짖음에..
이렇게 가만히 있을 수 밖에 없는 내 자신이 참으로 병신같았다.. 그것도 외국에서 이게 무슨꼴인가 하는 자괴감도 들었다..
그녀의 하얀드레스도 피빛으로 얼룩져 흡사.. 일장기인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일본은 가깝지만 먼나라라고 하더니.. 나와 그녀도.. 이렇게 서로 망가질 수 밖에 없는 것인가..?
미리 신고하여 불러놨는지... 긴급응급구조대가 오는 소리가 들렸다..
그녀를 위해 경찰이 오는것 보단.. 구조대가 오는것이.. 내게도 나쁘진 않았다..
지인과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4주간 일본의 한 병원에서 체류했고..
차마 부모님에게는 말씀드릴수가 없어.. 단지 여행을 위해.. 늦어질 거라는 전화 통화만을 남겼다..
그녀와 헤어진지도 1년이 다 되어간다..
그 이후로 한번도 그녀를 볼 수도 없었고,,, 만나고 싶다는 생각은 많았지만.. 좀처럼 쉽지 않았다..
큰 용기를 내어.. 같이 살고프다는 생각을 해주었던.. 나의 사랑하는 에리카..
너... 지금 무엇하니..? 참으로 아름다웠던.. 그 드레스.. 절대 버리지마.....
언젠가.. 다시 입을 날이 올거니까....
사.... 랑.... 한.... 다....
# by | 2007/10/07 23:14 | ★ HoHoot's ★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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